페낭 조지타운 (7) - 콘월리스 요새, 청팟치

2018. 8. 31. 19:26여행/2018 페낭


조지타운의 일정을 끝내고 바투페링기로 넘어가는 날. 더 머물고 싶었지만 체크아웃을 하고는, 짐을 맡기고 나왔다. 바투페링기 숙소는 세시 넘어서 체크인이 가능하니 점심까지는 시내 구경을 하다 가는 것으로 계획했다. 콘월리스 요새, 청팟치, 그리고 박물관을 가는 것이 목표였다. 먼저 그랩을 타고 가장 멀리 있는 콘월리스cornwallis 요새로 향했다. 가장 멀리 가서 여기저기 둘러보며 다시 숙소 쪽으로 걸어오는 동선이었다. 







콘월리스 요새 정문에 도착. 매표소가 있어서 입장권을 구매해야 들어갈 수 있다. 페낭이 '동양의 진주'라는 별칭이 붙은 건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인데, 그 중요성을 보여 주는 요새인 것 같다. 인도양에서 동아시아 쪽으로 건너가기 위해서는 페낭 앞바다를 지나야 했고, 그것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이 요새였다. 어린 시절 강화도에 살 때 바닷가에 있던 초지진, 광성보 등의 요새들을 견학가곤 했는데, 그런 요새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해변가 쪽에는 대포들이 늘어서 있다. 앞 해협을 겨냥하기에 좋은 위치였어서 그런지, 요즘에도 이 요새 바로 앞에 해군 기지가 있다.







요새 안에는 등대도 있는데, 계단으로 올라갈 수도 있는 것 같다. 역사가 깊은 등대라고 한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요새의 포토존. 말레이시아에는 이처럼 영국 점령 시절의 유적들이 그대로 남아 명소가 되어 있다. 식민지 지배를 받았던 역사가 있는 나라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런 것은 큰 차이지 싶다. 한국에서 일본의 요새가 그대로 남아 있고 일본 군복을 입은 사람들의 등신대가 있는 포토존이 있었다면.. 상상이 안되는데.









마력(?)을 지닌 대포라고 한다. 바다를 바라보며 놓여 있다.







요새 방벽 위 산책로.








요새 바로 옆에 시계탑이 있어서, 요새 안에 들어오면 아주 잘 보인다.










아쉬웠던 건, 더 좋은 보존을 위해 내부가 공사중이어서 상당 부분을 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원래 내륙 쪽 방벽에 전시관 같은게 있었다고 하는데 볼 수 없고, 남아 있는 것은 작은 기념품 샵 정도.. 그럼에도 동일한 입장료를 받는 점도 좀 그랬고.








요새 안 공터. 현재는 공연장처럼 쓰이는 것 같기도. 실제로 공연 안내문 같은 것이 붙어있었다. 







요새에서 나와 페낭 시립 박물관으로 걸어가는 길.









걷다 마주친 페낭 시청의 모습. 콜로니얼 풍 건물이 시청이라니 예쁘다.










세계 1위의 거대 기업들을 견제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스타벅스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여행을 하다 보면 꼭 현지 스타벅스에 들르고는 하는데, 그것은 스타벅스가 그 지역 고유의 건물들과 잘 융합된 방식으로 지점을 운영할 때다. 대표적으로는 홍콩 스타벅스 지점이나 한옥 스타일로 만든 시청 쪽 스타벅스 지점. 길을 걷다 마주친 조지타운 스타벅스도 그 지역의 느낌을 잘 살린 것 같았다.








페낭 시립 박물관..에 도착했는데, 소장품 관리와 리모델링을 위해 관람을 중단한다는 공지가 붙어 있었다. 아... 몇몇 소장품들은 다른 거리의 건물에서 전시하는 것 같았는데, 동선이 좋지 않아 포기하고 말았다. 박물관을 한 군데도 가지 못해서 무척 아쉬웠다.







페낭 성공회 성당.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성공회 성당이라고 한다. 궁금해서 잠깐 들어갔는데 안내하시는 분이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면서 한국어로 된 팜플릿을 주셨다. 내부는 그렇게 화려하지 않았는데, 교인이 아니어도 잠시 숨 돌릴 만큼 경건한 느낌을 받게 되는 공간이었다.









동생이 가고 싶다고 강력히 주장해서 가게 된 페낭 페라나칸 맨션. 역시 세계문화유산에 해당하는 건축으로, 파스텔톤으로 유명하다. 우리 숙소도 페라나칸 맨션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매력있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내부는 꽤 화려한 물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는데 입장료를 내야 하기도 해서 들어가지는 않았다. 다녀온 사람들 말을 들어보니 청팟치보다 내부가 더 화려하다고 한다.







이제 청팟치에 가는 길.








청 팟 치, Cheong fatt tze, 블루 맨션이라고 불리는 이 집은 페낭의 부호가 살았던 집이라고 한다. 청 팟 치는 중국계 부호의 이름인데, 누가 붙였는지는 몰라도 '아시아의 록펠러'로 불릴 정도로 많은 재산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그가 가졌던 여러 집 중 하나였다고. 잘 보존이 안 된 상태였다가 복원 과정을 거친 후 요즘은 숙소로도 이용되고 있다. 숙소 구역을 제외하고 오직 투어로만 내부를 구경할 수 있는데, 하루에 세 번 정도 시간에 맞춰 투어를 진행한다. 영어를 엄청 잘하는 가이드가 많은 설명을 해주지만 영어를 아주 잘하지 않으면 꽤 고역일 수 있다. 우리 가족은 오후 두시 투어에 참여했다.









페낭을 대표하는 포토존.













지붕 아래 단청(?)이 화려하다. 이 또한 인도계 건축양식의 영향인듯 보인다.







외부에 비해 내부는 다소 소박한 느낌을 준다. 로비의 모습. 투어 시간이 되면 로비에 모여서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는 내부로 진입한다.








건물 내부에는 네모난 정원이 있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음양의 조화나, 돈이 '많이 들어와 천천히 나가라'는 기원을 담은 구조라고 한다. 천장이 비어 있어서 빛이 잘 들어온다.







청팟치 내부에는 레스토랑이 있는데, 이 레스토랑을 이용하면 투어를 예약하지 않고도 내부를 구경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제한된 구역에만 관람할 수 있지만.










숙박이 가능한 내부 공간을 슬쩍 엿보았다. 한 번 묵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투어 때문에 조금 시끄러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페낭을 대표하는 건축물이라 한 번 쯤 들러본만 한 것 같다. 독특한 외관이 사진 찍기에 좋고, 아주 영어가 유창한 가이드를 만날 수 있다는 점 정도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역사가 깊은 공간도 아니고, 어떤 부자의 저택이라는 점 외에는 특별한 점이 없어서, 어떤 생각할 거리를 주는 대단히 좋은 경험은 아니었다. 기대를 적절히 낮추고 가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