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낭 조지타운 (5) - 뉴 월드 파크 호커센터, 쿠콩시

2018. 8. 30. 22:20여행/2018 페낭

페낭은 '먹거리의 도시'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다양한 문화들이 공존하기 때문에 다양한 음식 또한 맛볼 수 있고, 이들의 혼합으로 독특한 음식들도 탄생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다양한 음식들은 물론 하나하나 전문 식당을 찾아가는 방법으로도 만날 수 있지만, 일종의 푸드코트인 호커 센터로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페낭에는 여러 호커센터들이 있지만 우리는 숙소 근처에 있는 뉴 월드 파크 호커센터에 갔다. 점심까지만 하는 이 호커센터는 작지만 가장 최신의, 가장 깔끔한 호커센터라고 한다.







주차장 쪽 입구로 들어서면 바로 다양한 상점들을 마주할 수 있다.







호커 센터는 한국의 푸드코트와 유사하지만, 자리값 개념으로 음료를 주문하는 암묵적인 룰이 있다고 한다. 자리와 수저 등을 사용하고 그 값에 대한 지불 개념인 듯 하다. 음식을 주문하고 자리 번호를 알려주면, 음식을 가져다줄때 계산을 하면 된다.







우리는 아쌈 락사와, 미 고랭, 덕 라이스 등을 주문했다. 

그리고 우리는 여기서 그 유명한 첸돌을 처음 맛볼 수 있었다.






첸돌은 페낭 식 팥빙수다. 팥과 녹색 라이즈 젤리와 우유 얼음 정도가 들어가는데, 한국 팥빙수와 비슷하면서도 뭔가 독특한 맛에 자꾸 먹게 된다. 더운 페낭 날씨에 딱 좋은 음식. 락사와 음식 궁합이 좋다고 해서 같이 시켜 먹어봤는데.. 따로 먹어야 더 맛있는 것 같기도 하다. 입맛에 맞아서 하루에 한두번은 꼭 첸돌을 찾아 흡입했다. 






배도 부르고 피곤하기도 해서 숙소에 누워있다가, 해가 조금 지려고 할 때 다시 거리로 나섰다. 구씨 일가의 사원인 '쿠 콩시'를 가기 위해서는 저녁이 되기 전에 출발해야만 했다. 쿠 콩시는 해가 지기 전에 문을 닫기 때문이다. 어제 들렀던 부엉이 샵 옆 입구로 들어가면 매표소가 나온다.





돈을 지불하면 표가 아니라 스티커를 주는데, 이 스티커를 옷에 붙이고 입장해야 한다.







매표소 옆 코너를 돌면 보이는 쿠 콩시의 풍경. 페낭에서 가장 화려하고 웅장한 중국계 사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정면에서 본 쿠 콩시.







눈에 띠는 것은 쿠 콩시 사원 지붕 위 조형물이다. 중국계 가족의 조상들을 기리는 사원인데, 지붕 위의 조형물은 마치 인도계 사원의 느낌을 준다. 이 또한 페낭의 문화적 융합을 보여 주는 사례가 아닐까 생각했다.








가까이서 보면 더욱 화려하다. 푸른 하늘과 대비를 이루어 더욱 묘한 느낌을 받는다.








쿠 클랜의 가문 사원임을 표시하고 있다. 왼쪽 깃발은 페낭의 깃발, 오른 쪽은 말레이시아 국기로 보인다.








사원의 1층은 구씨 일가의 역사를 다룬 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역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지루할 수도 있지만, 중국계가 어떻게 페낭에 정착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 흥미로운 공간이기도 하다.







한 쪽에는 당시 주방을 재현한 공간도 있다.








관람을 끝내고 다시 밖으로 나오면 사원으로 올라갈 수 있다. 용산당은 쿠 콩시 사원의 또 다른 이름이다. 외지인이지만 성공적으로 정착해 세를 키운 구씨 일가의 힘(?)을 느낄 수 있는 화려한 사원이다. 








사원 내부에는 구씨 일가의 조상들을 기리는 장소가 있다. (사진이 삐뚤어졌네)









사원의 바깥에는 독특한 석상이 서 있다. 인도계 복장을 한 석상 둘이 사원의 입구를 지키고 있다. 중국계 뿐 아니라 인도계 사람들도 페낭에 정착한 이들인데, '리틀 인디아'라는 호칭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도 모여서 고유의 생활 구역을 이루었던 것 같다. 자연스럽게 중국계 이주민들과 인도계 이주민들 간에는 파워게임이 일어났을 것이고, 이 석상은 마치 인도계에 대한 중국계의 승리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중국계 사원들이 후대에까지 자신의 화려함을 뽐내는 반면, 인도계 거리는 상대적으로 소박한 것을 봐서는, 승리는 중국계 이주민들에게 돌아갔던 것일까.  석상 하나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