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17 다낭(8)
-
베트남 여행 5일차 - 여행의 마지막 날.
박사 첫 학기가 조금은 소화하기 힘들어서, 블로그를 하는 것은 소화불량을 유발할 터였다. 때문에 이제야 적는다. 다낭 여행 마지막 날.밤 비행기여서 하루 종일 다낭 시내를 돌아다녀야 했다. 호이안과 작별인사를 하고, 택시를 잡으러 갔다. 숙소 옆에 택시들이 많았는데, 바가지를 씌우는 일이 잘 없다는 녹색 마일린 택시를 발견했다. 다가오는 기사님에게 무조건 미터기로 가 달라고 했다. 기사님이 큰 택시로 우리를 데려갔는데, 큰 택시가 요금이 더 나온다는 말이 기억났다. 무서워서 계속 미터기를 보면서 갔다. 다낭에 오면 한 번 씩 꼭 들른다는 콩 카페. 관광지로 유명한 카페 대다수가 특별할 것이 없었던 경험 때문에,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코코넛 커피는 정말 맛있었다. 좀 많이 달기는 했지만. 한국에 와서도..
2017.07.20 -
베트남 여행 4일차 (2) - 호이안의 마지막 밤
리칭아웃 티 하우스에 왔다.청각장애가 있는 분들이 운영하는 카페라고 한다.그래서 직원분들은 손짓을 많이 하시고, 소리와 표정으로 뜻을 전달하셨다.직원분들도 말을 못하시니 카페에 들어서면 속삭여 이야기하는것이 암묵적인 룰이었다.그래서 다른 테이블이 시끄러울 때, whisper를 그들에게 요구할 수 있었다. 부끄럽게도, 우리 뒷편에 한국인 가족이 들어왔는데한국인 남성분이 담배를 피면서 큰 목소리로 호탕하게(?) 이야기했다가다른 테이블의 요구로 제지되었다.왜 부끄러움은 우리의 몫인가. 소리를 듣지 못하시니 주문도 쉽지 않다.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테이블마다 위와 같은 도구들이 놓여있다. 티팟에 물이 부족하면 위와 같이 테이블에 두거나 들고 있으면 된다. 조용하고 분위기 있는 카페.친구와 나는 우롱차를 마시면서 ..
2017.02.16 -
베트남 여행 4일차 (1) - 호이안 둘째 날
쉬엄쉬엄 다니기로 약속한, 호이안에서의 둘째 날이 되었다.조식을 먹고 방에 돌아와 빈둥대다가오전에는 비가 오지 않지만 저녁부터는 비가 내릴 것 같다는 예보를 보고는더 쉬겠다며 징징대는 친구를 끌고 나왔다. 다리 위에서 본 리버 스위트 호이안 호텔.4-5층 밖에 안되는 작은 호텔이었다. 우리 방은 2층. 더 높은 방을 주면 뷰가 더 좋았을텐데. 섬 쪽으로 건너가 구시가 중심부 쪽으로 걸었다.친구가 환전한 돈을 다 써 버려서, atm을 찾으려 갈 겸.(atm 수수료가 은행마다 천차만별이라, 싼 곳을 찾아서 멀리까지 갔다) 강 건너에서 본 내원교.날이 맑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밤에는 오토바이가 많지 않은데, (사실상 오토바이가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관광객이 많다)아침이 되니 정말 많은 오토바이들이 지나간다.역..
2017.02.16 -
베트남 여행 3일차 (2) - 호이안 첫 날
호이안까지는 세 시간 조금 넘게 걸렸다.미케비치 옆 길을 달려 다낭을 지나고 펼쳐진 논을 지나 몇몇 전통가옥들이 보이기 시작했다.그리고 곧 버스는 목적지에 도달했다.호이안 신투어는 호이안 구시가와 조금 떨어져 있어서,우리는 20-30분을 걸어서 숙소에 가야 했다.숙소는 구시가의 서쪽 끝에 있었고, 신투어 사무실은 구시가의 북쪽에 있었다. 구시가의 길목에는 매표소가 있고 티켓을 확인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들리는 말로는 검표가 선별적인데 한국인들을 많이 확인하고 서양 사람들은 잘 확인하지 않는다고 한다.그 말을 듣고 경험해보니 그런 느낌도 있긴 했다.근데 이런 관행이 실제로 유의미하게 나타난다고 하면한국인들이 자초한 게 아닐까 싶다.블로그 몇 개만 봐도 "표 끊지 않고 구시가 다니는 법" 이런 글들이 보인다...
2017.02.15 -
베트남 여행 3일차 (1) - 후에
여행 3일차가 되었다. 역시 잠자리가 바뀌니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어...서 7시쯤 눈을 떴다. 그런데, 비가 내리고 있었다. 2월은 베트남 날씨에서 건기에 해당되지만, 우기가 끝난지 얼마 안된 건기 초입이라서 비가 종종 온다고 한다.공교롭게도 우리의 6일 여행, 보다 정확히는 베트남에서 보내는 4일 여행 내내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다.다행히 하루는 비가 오지 않았지만, 3일째 아침부터 비가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했다.건기의 비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빗발이 굵고 잦았다. 3일차는 후에에서 왕릉 두 군데를 둘러보기로 계획한 날. 비가 온다고 포기할 수 없었다.후에까지 와서 왕궁만 보고 갈 수는 없지. 조식을 먹고 체크아웃을 했다. 짐을 맡기고 호텔에 택시를 불러달라 부탁했다.여러 블로그들의 정보를 ..
2017.02.14 -
베트남 여행 2일차 (2) - 후에, 훼 Hue
트렁크를 질질질 끌고 숙소로 향했다. 시간이 이르긴 하지만 체크인 해주지 않을까?친구 트렁크는 바퀴가 두 개인 오래된 제품인데,수하물로 보냈다가 바퀴 하나를 잃고 돌아왔다.친구는 트렁크를 들고 걸었다.하나 사야겠다 생각했다. 숙소는 로잘린부티크 호텔. 삼성급인데 평이 좋아서 예약했다.위치도 여행자거리에 있어서 다른 것들을 하기에도 좋았다.직원들도 친절해서, 다낭 호텔의 불친절을 잊을 수 있었다.체크인 시간이 많이 남아서, 짐을 맡기고 나왔다.배가 고프고 지친 우리는 호텔에서 제일 가까운 식당을 선택했다.'엘레강스 레스토랑'이라는 음식점인데, 여행사 일도 하는 것 같았다. 나는 후에의 전통 쌀국수라는 분보후에를 시켰고,친구는 볶음밥을 시켰다. 내가 구박하지만 그래도 콜라를 끊지 못하는 중독자인 친구가, 또..
2017.02.13 -
베트남 여행 2일차 (1) - 다낭에서 후에로
잠자리가 바뀌면 깊은 잠을 못 잔다. 여행지에 오면 늘 그랬다. 그래도 하루에 4-5시간 자고도 10시간씩 잘 걸어다닌다.한국에서 없던 체력이 여행지에서 생겨나는 신기한 일을 10년째 겪고 있다.7시쯤 일어나기로 했는데, 6시에 일어나서 씻고 앉아 있으니까 친구도 눈을 떴다.호텔 조식을 먹으러 식당에 올라갔다.쌀국수만 맛있어도 베트남 호텔 조식은 만족스럽다. 호텔이 한강변인데다 식당이 객실보다 높은 층에 있어서, 생각지도 않게 좋은 뷰를 보았다. 날씨가 흐렸는데, 도시 분위기와 묘하게 어울렸다. 먹을 게 많거나 각각의 음식이 맛있지는 않았지만, 아침으로는 적당한 수준이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으면 삼성 호텔 조식도 먹을 만 하다. 체크아웃을 하고 한 마켓 근처 금은방에 환전을 하러 갔다. 금은방이 공항보..
2017.02.13 -
베트남 여행 1일차 - 인천공항에서 다낭으로
1월 30일부터 2월 4일까지.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친구와 떠나는 여행에 어떤 로망이 있었다.20대 초중반 시절 혼자 여행 다닐 때 마주치던 그런 여행자들이 부러웠다.애인이나 친구와 함께 여행 다니며 비일상적인 추억을 함께 만드는.그래서 이번에는 논문 준비가 급한 친구를 조르고 졸라서, 짧은 여행을 떠났다.고등학교 역사 동아리를 함께 했던 친구와 내게 다낭은 여러 모로 적절한 장소라고 생각했다.베트남의 경주로 이야기되는 후에도 가까울뿐더러, 베트남 중부는 한국 현대사와도 밀접한 관계를 갖는 지역이기 때문이다.베트남 전쟁 때 한국군이 머무르던 전선, 그리고 한국군이 학살이라는 만행을 저지르던 그 땅.생각할 거리들을 많이 던져주는 그런 여행이 되기를, 바랐다.여행을 마치고 빈둥빈둥대다 이제 짧은 기억들을 ..
2017.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