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하기.

2022. 2. 16. 23:26짧은 생각들

 

좋은 화해는 어렵다.

- 먼저 그것이 어떤 인연이었든 간에, 끊어진 관계를 다시 이어붙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 끊어지기 이전의 관계와, 다시 접붙인 관계는 동일한 것일 수 없다. 우리는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돌아가서도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이 관계는 양자가 충분히 수용할만한 관계여야 한다.

- 오해와 묵힌 감정, 분노 혹은 증오가 해소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처럼 단칼에 완수될 수 없다.

- 어느 한 쪽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수행되는 것은 좋은 화해가 아니다. 서로의 죄책감을 덜고, 서로를 용서하는 과정이 '좋은' 화해가 되기 위해서 요구된다.

 

지난 날들을 돌아볼 때, 나를 괴롭게 하는 관계들이 있다.

나의 실수, 상대의 오해, 상대의 무례, 무시 등 여러가지가 원인이 된 단절들이다.

몇몇 인연들은 시간에 맡겨 버렸다. 지나고 보면 우리는 괜찮은 사이였다고 회상하게 될 수도 있겠지.

 

여전히 자주 마주치는, 그리고 그 사람의 부정적 감정이 지속되고 있음이 느껴지는 이가 있다.

매번 나는 그 순간에서 도피해왔다. 그것은 내 손으로 풀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게는 받아야 하는 사과가 있고, 내 잘못도 있지만 우리의 관계를 망친 것이 그 사람의 기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은 내 삶의 무게를 덜고 싶은 생각이 커졌다.

그렇게 끊어진 관계에서 다시 '화해' 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능하다면, 나는 덜 괴로울 것이다.

나는 상대도 덜 괴로워질 것이라 생각한다. 

좋은 인연이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평생 미워할 연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 사람에게 아직 앙금이 남아 있다면 (그런 이야기가 들린다)

이는 그렇게 쉽지 않을 것 같다.

 

우리의 관계는 문제였으나, 너무 오래 질질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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