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덥지 않은 6월의 근황.

2019. 6. 25. 00:50짧은 생각들

달력을 보고 남은 6월의 나날들을 꼽을 수 있을 정도의 여유가 생겼을 때는, 이미 6월이 며칠 남지 않은 날이었다. 수업을 한 개 들었음에도 그리 여유가 없었던 6월이었다. 학회 준비를 하고, 조교 일을 했으며, 수업 기말 페이퍼를 썼다. 그리고 바로 어제, 학기가 끝났다. 

 

아마 맘 편히 놀 수는 없을 것이다. 남아 있는 산들이 있다. 나는 이제 박사 수료라는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고, 정말 '직업인'으로서의 연구자가 되어버렸다. 논자시도, 논문 투고도, 가까이는 주말에 일본에 가서 하게 된 학회 발표도 있다.

 

그래도 조금 한 숨 돌리고 싶어서, 남산에 다녀왔다.

 

새벽 다섯시 까지 페이퍼를 쓰다가, 문득 붉게 물드는 하늘이 예뻐 카메라를 들었다. 아침 잠이 많은 내게 일출경은 생소한 것이다. 동해에 여행가서도 일출을 보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그래도 언제 또 이 시간에 깨있을까 싶어 셔터를 눌렀다.

 

 

 

남산 타워의 디자인이 한국의 개성을 살리지 못했다며 좋아하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도 그런 아쉬움은 있지만 (나는 타이베이 101처럼 전통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의 조합을 좋아한다) 싫지는 않다. 도시의 삶에서 하늘을 맘 편히, 복잡한 곳에서 한 걸음 멀리 서서 바라볼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좋은 외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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