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압지, 혹은 동궁과 월지

2019. 3. 9. 20:34여행/2019 경주

- 안압지, 혹은 동궁과 월지.







경주에 간 것은 초등학교 6학년 이래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 경주의 명칭들은 낯설지 않다. 아마도, 한국에서 문과의 생을 살아가다 보면 경주의 장소들이 끊임없이 소환되기 때문인 듯 싶다. 수능에서 국사를 선택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할지도 모르겠다. 불국사, 첨성대, 석굴암, 천마총, 황남대총... 그리고 안압지.







기억 속에서는 안압지라는 이름으로 각인되어 있는 이 장소는, 이번 여행에서 다른 이름을 하고 있었다. '동궁과 월지'라는 이름이 붙어있었다. 나는 '동궁과월지'라는 이름으로 이해하고서는, '과'가 무슨 한자일까 무슨 뜻일까 궁금해했지만, 동궁 and 월지 였다. 조선 궁궐로 치면 창덕궁 후원 정도의 장소였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은, 통일 신라 시대 연못과 정원이었던 이 장소는 오랜 시간 안압지라는 이름으로 불려왔다. 안압지의 '안압'은 기러기와 오리를 뜻하는데, 조선 시대에 폐허가 되어 기러기와 오리가 머무르는 모습을 보고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나는 안압지라는 이름을 그 어감 때문에 좋아했는데, 의미를 알고 나서는 바뀌어야 했던 이름이라는 점에 동의하게 되었다.




한 번 폐허가 된 장소를 복원했지만 모든 건축물을 재건한 것은 아니어서, 아직 터만 남은 곳도 많다. 사학과 석사인 친구 말로는 복원도 대충 해서 문제가 많다고. 나는 아주 복원이 잘 된 (시멘트로 덕지덕지 바르기보다는 전통을 살려서) 전통 건축문들이 많이 복원되면 좋겠다 생각했지만, 쉽지 않아 보였다. 




요즈음은 야경 명소로 각광받는 듯 하다. 경주 여행을 다녀 온 사람들에게는 필수 코스인 듯. 종일 날이 조금 흐렸는데 야경은 다행히 그럴싸하게 나왔다.  몇 장 올려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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