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유후인 안녕. 후쿠오카 안녕

2019. 2. 22. 13:13여행/2019 후쿠오카


(6) 후쿠오카 여행의 마무리 - 료칸에서의 마지막 밤, 그리고 공항 가는 길




쇼핑을 끝내고, 여행이 마무리된다는 아쉬움에 마을을 한 바퀴 돌아서 숙소로 향했다. 유노츠보 거리에서 숙소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였는데, 멀리 돌아서 30분 정도를 걸어가기로 했다. 15분 더 걷는 것이면 그정도는 나쁘지 않겠지! 생각했다.





안내 표지판에도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져 있는.. 역시 애니매이션의 나라.








구글맵에도 언덕길 경고 시스템이 필요하다. 30분은 언덕 오르막길 25분 + 내리막길 5분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중간 중간 인도가 없는 구간도 있었다. 동생과 아부지의 불평이 터져나왔다. 나는 애써 외면하고 사진에 집중하는 척 하며 걸었다. 








아르테지오 미술관이 지도로 봤을 때는 꽤 외곽이라서 가지 않았는데, 크게 돌아서 숙소 가는 길에 발견했다. 숙소에서 멀지 않았는데, 우리 숙소가 생각보다 외곽이었던게 아닐까? 미술관 1층 카페가 꽤 괜찮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굳이 들어가지는 않았다.









조금 더 걷다가 고양이들을 만났는데, 우리 애들 생각이 났다. 우리에게 예쁨받고자 했는지 다리 쪽에 와서 부벼댔으나 줄 것이 없었다. 실패를 감지했는지 곧바로 갈길을 가는 쿨한 냥이였다.







고된 코스였지만 언덕길을 오르니 이런 풍경도 보였다. 오후가 되면 료칸들에서 조금 씩 물을 데우는 것 같았는데, 그래서인지 흰 연기가 마을 곳곳에서 솟아오른다.








료칸 주변에는 편의점은 없고 음료 자판기만 하나 있어서, 간식을 먹고 싶은 경우 미리 사서 들어와야 한다. 물론 석식이 워낙 든든해서 굳이 간식을 먹을 필요는 없다. 목이 말라 자판기에 갔다가 연출 샷을 찍어보았다. (친구는 뭔가 '힙한' 느낌이라고 했다.)









앞선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작은 상품이 품절되어 사 온 큰 사이즈의 비-스피크 롤케이크. 작은 사이즈가 매진이면 사실 큰 사이즈 절반 씩 판매하면 될 텐데..라는 생각도 들지만, 뭔가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료칸에서 절반을 먹고, 다음 날 기차에서 나머지 절반을 먹었는데, 부드럽고 꽤 맛있는 롤케이크긴 했지만 '일본 여행에서 꼭 먹어야 할 것' 인지는 모르겠다. 요즘은 한국에도 맛있는 롤케이크가 많으니까. 








숙소에 놓인 족자의 그림. 료칸 자체가 엄격하게 정통식은 아니라 약간 현대식인 곳이었는데, 그림 또한 그런 컨셉을 보여주는 것 같다.








다음날 아침에 빠르게 조식을 해치우고, 료칸에서 불러주는 택시에 올랐다. 호텔과 달리 조식 시간이 8시 이후로 정해져 있어서 시간이 촉박할까 싶었는데, 예상보다는 여유 있었다. 일찍 일어나서 온천욕도 한번 더 하고. 온천욕은 여전히 좋았지만 역시 처음 욕탕에 들어갔을 때만큼 좋지는 않았다.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감정인가 싶었다. 






일본은 아직 현금이 많이 쓰이고, 카드를 받는 곳도 많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택시에 알리 페이가 붙어 있으니 신기했다. 








송영 서비스가 없는 료칸이라서, 대신 택시를 불러주고 요금이 지불된 티켓을 제공해준다. 조금 불편하긴 한데, 덕분에 일본 택시도 타 보게 되었다. 좌우가 다르다는 것을 잊은 아버지는 벌컥 기사님 쪽 문을 열기도 했지만, 여행 다닐때마다 익숙한 그림이라서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다.









역에 도착했다. 꽤 많은 여행자들이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원래 버스가 공항을 바로 가기도 해서 가장 인기 있는 교통편인데, 기차는 유후인노모리라는 관광열차를 타기 위해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단지 버스 표가 매진이라서 기차를(관광열차가 아닌 일반 열차) 타게 되었다.










유후인 역에 도착해서 역 앞 전경을 찍어보았다. 떠나려니 꽤 아쉬운 심정이 되었다.












기차를 기다리다가 몇 장. 더 예쁘게 찍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내공이 아직 부족하다.








녹색의 관광열차 유후인노모리와는 다르게, 일반 기차는 붉은 색이었다. 기차를 타고 하카타역으로 향했다.








하카타 역 버스터미널에 도착. 꽤 많은 한국인들이 공항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꽤 자주 와서 금방 갈 수 있었다. 공항버스지만 캐리어를 따로 실을 공간이 없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승객들이 자기 짐을 안고 타거나 옆에 두는 구조였는데, 좌석 간격도 좁아서 잠깐의 아수라장을 참아내야만 했다.








면세구역으로 들어가기 전에도 꽤 다양한 기념품들을 판매했는데, 조카가 요즘 마리오 카트에 빠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장난감을 사다주기로 했다. 얼마 전에 놀러가서 보니 집어 던지고(...) 있었다. 그래도 즐거워하니 다행이야..









공항에도 가챠샵이 있는 나라. 사실 많은 여행자들이 동전을 남겨서 처리할 곳을 고민할텐데, 가챠샵을 공항에 두는 것은 전략적인 선택일 수도 있겠다.








마무리 사진으로 무엇이 좋을까 생각하다가 여행에 대한 클리셰, 비행기 날개 사진을 남긴다. (종종 클리셰라는 것이 비난의 표현으로 사용되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없으면 허전한 것이기도 하다. 키스 씬 없는 로맨스 영화를 생각해보자)  




여튼, 조심히 잘 다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