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18. 10:24ㆍ여행/2016 대만
(11/3-6 짧은 대만여행을 다녀왔다. 이제야 적게 되는 늦은 여행 후기. 시간이 지나면 감상이 휘발되기 마련인데, 빨리 적을 걸 후회가 된다. 기억나는 것들이나마 적어본다.)
새벽같이 일어나 공항버스를 타러 갔다. 해가 뜨지 않아 어두운 길에 캐리어 바퀴 소리가 탈탈탈 울렸다. 매번 배낭을 메고 말 그대로 “배낭 여행”을 갔었는데, 처음으로 캐리어를 사서 가는 여행이었다. 버스는 사람들로 가득 차서 달렸다. 잘 시간이었는데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다.
공항에 도착해서 수속을 마쳤다. 진에어는 처음 타보는데 괜찮겠지 생각했다.
혼자 가고 싶지 않았지만 혼자 떠나는 여행이 되었다. 오래 가고 싶었지만 짧은 여행이 되었다. 급하게 다니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번에는 할 수 없다.
대만에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걱정을 조금 했는데 날이 맑아보여서 기분이 좋아졌다.
부담 가지 않는 진에어의 간단한 기내식.
막상 타오위안에 도착했는데 날이 그렇게 맑지 않았다. 11월에는 비가 적게 온다고 하던데 날이 흐려서 걱정이 되었다. 입국 수속이 오래 걸려서 계획보다 늦게 버스에 탔다.
중샤오푸싱으로 가는 5201 에버그린 버스. 시내로 가는 동안 포켓 와이파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스트레스를 계속 받았다. 몇번이나 재부팅을 하고 유심을 끼웠다 뺐다 했는지. 중샤오푸싱에 내려서도 작동하지 않았다.
중샤오푸싱 역 도착. 소고 백화점이 보인다.
중샤오푸싱 역에서 1062 버스를 타고 진과스로 향했다. 포켓 와이파이가 되다 안되다 했다. 와이파이 신경쓰느라 바깥 구경도 제대로 못했다. 내가 갑질하는 고객이었다면 정말 난리를 쳤을 것이다..
버스 안은 생각보다 더 깔끔했다. 블로그에서는 택시를 합승하기도 한다는데 그러려는 택시 기사도, 여행자도 없었다. 버스가 빨리 오기도 했고.
진과스 황금박물관 입구.
진과스에 계획보다 늦게 도착해서 멀리 갈 시간이 없었다. 거기다가 시차를 생각 안한 나는 진과스 황금박물관이 금방 닫는다고 생각해서 급하게 뛰어다니는 바보짓을 했다.
캐리어를 끌고 다닐 수가 없어서 인포메이션 센터에 맡겼다. 마음이 '매우' 급했다.
광부도시락도 먹지 못했다. 줄이 너무 길었다. 심지어 대부분이 한국인..
그래도 없는 시간 쪼개서 여기저기 사진 찍으러 돌아다니긴 했다.
이쁘진 않은데 묘하게 사진을 찍게 하는 마스코트.
황금박물관 안에 있는 거대한 골드바. 여기 손을 대면 돈이 들어온다고 한다. (그러나 여행 다녀온 한 달 째 돈이 들어올 곳이 보이지 않는다)
금!
짐을 맡아주신 인포메이션 아주머니는 무척 친절하셨다. 시간을 잘못 안 내가 생각보다 일찍 오자 또 오라고 하셨다.
지우펀에 내렸는데 숙소가 생각보다 멀었다. 조금씩 비도 오고 있었고 지우펀에는 점점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었다.
아직은 한적한 거리.
예약을 생각 없이 했는데, 숙소는 지우펀 외각이었다. 위치는 좋지 않았지만 경관이 좋았고 숙소가 제법 예뻤다.
방 테라스에서 본 경관. 바다가 가까워서 씨뷰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방이 다락이어서 캐리어 가지고 올라갔다 내려왔다 해야 하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
짐을 두고 다시 산책을 나왔다.
바다가 생각보다 가까워서, 바닷마을에 있는 느낌도 들었다.
저녁이 되면서 사람들이 점차 많아졌다.
오늘 저녁. 버섯 구이였는데 맛있었다. 굴 소스 바르고 구운 느낌?
지우펀 명물이라는 땅콩 아이스크림. 줄을 엄청 서 있었는데 혼자 다니는 외국인이 안쓰러웠는지 먼저 주었다. 잘 보면 접시에 한글도 써 있다.
고소한 맛에 고수가 들어서 묘하게 새로운 맛이 났다. 하나 더 먹고 올걸 그랬네.
존맛이라길래 세 박스 샀다. 사람들 나눠주고 그래야지. 정신없이 사고 먹고 그렇게 지내다 사진을 본격적으로 찍기 시작했다.
저녁의 지우펀에는 관광객들, 특히 단체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좁은 골목이 너무나 복잡했다. 비정성시에 나온 계단이라는데 비도 오고 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찻집 구경한다고 인파로부터 도피.
단체 관광객들이 빠지고 조금 한산해졌다.
비가 꽤 와서 산책을 하기 어려웠다. 혼자 여기저기 다니다가 숙소에 왔다. night walk를 한다고 했는데 이미 다른 사람들끼리 친한데 끼기 어려워 보여서 다시 혼자 다녔다. 삼각대로 사진을 찍기도 하고 단체 관광객이 빠져서 조용한 지우펀을 혼자 다녔다. 숙소 들어가기 아쉬워서, 비정성시에 나왔다고 하는 찻집에 갔다. 밤 열두시까지 한다고 했다.
셋팅을 해주고 마시는 법을 알려준다. 대만 간식을 주는데 한국 떡 같으면서도 묘하게 다른 식감이었다. 설명 해준건 다 까먹거나 못알아들어서 (아마 중국어나 일본어로 해준 것 같았다) 예전에 집에서 보이차 마시고 했던 것 기억해서 따라 먹었다.
한적한 지우펀 거리. 이 한적함 때문에 1박을 하고 싶었다.
사실 혼자서는 좀 외로웠다. 좋은 것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 여행지였다. 혼자 여행이 좋을 때도 있다. 사색하고 싶을 때는 그렇다. 지우펀은 사색에 어울리는 여행지는 아니었다. 사람이 너무 많았다. 아니 조금 시간 여유가 있었다면 좋았을까? 급하게 돌아다닌 감이 있다. 특히 진과스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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