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유후인 둘째날 - 긴린코 호수
(4) 유후인 둘째날 - 긴린코 호수
언제나 본전(?)생각. 아침을 먹고 가족탕으로 향했다. 예약제로 한 가족당 50분 정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사실 방에 탕이 있어서 굳이 안 가도 되었지만..
가족탕 담 너머로 유후다케가 살짝 보인다. 나름 운치가 있기는 한데, 탕욕 중에는 보이지 않고 굳이 일어나 고개를 내밀어야 보이는 거라서, 조금 아쉬웠다.
가족탕 전경.
아침 목욕을 하고 슬슬 긴린코 호수로 향할 준비를 했다. 유후인의 필수코스(?)라고 하는 긴린코 호수는 아침에 물안개가 짙게 일어나서 장관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 가족은 아침 일찍 나갈 수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아침 온천을 하고 천천히 숙소를 나섰다.
흑백 사진은 대충 셔터를 눌러도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데, 그래서 사진을 잘 찍는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흑백 모드로 여러 장 찍어보았다. 다음은 흑백 사진의 나름 노력한 시도들.
(마지막 사진을 컬러로 찍으면 다음과 같다. 사진 잘 찍고 싶다..)
다시 전 날 지났던 마을길을 내려가서 유후인 중심부로 향했다. 유노츠보 거리 끝 부근에 긴린코 호수가 있다.
몇 장의 거리 스냅들. 유후인 시내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상점가를 통과해 조금 걸으면 바로 긴린코 호수에 도착할 수 있다. 길을 찾기 어려울 때는 수 많은 관광객들을 따라 그저 걷기만 하면 된다.
마침내 도착!.... 했지만 사람들이 주로 포토스팟으로 머무는 곳과는 정확히 반대 편으로 와서, 호수를 따라 반 바퀴 걸었다. 조금 더 걸으면 작은 신사가 하나 나온다.
특이하게 토리이가 물 위에 있다.
호수 자체는 그렇게 크지 않다. 건대 호수보다 작았던 것 같다. 물안개가 피는 것은 아마도, 아침마다 료칸들이 물을 뜨겁게 데우는데, 그 뜨거운 물이 호수에서 찬 물과 만나서 일어나는 인위적인 현상인 듯 했다. 인위적이라는 생각에 신비감(?)이 날아가버렸다. 그래도 산과 하늘과 어우러지는 느낌이 좋았다. 긴린코 호수 사진에 늘상 나오는 저 건물은 호수와 직접 관련된 건축물이 아니라 작은 식당이었다.
호수를 한 바퀴 둘러보고는, 근처에 있는 소바 집에 갔다. 메밀 함량이 매우 높은 수타 소바를 만드는 집이라고 해서, 매우 기대하면서 약간의 웨이팅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었다.
소바 집 앞에는 갓파로 보이는 조각상이 있다. 갓파가 인간에게 이로운 요괴는 아니었던 것 같지만...
매우 신나서 큰 사이즈를 주문했다. 보통 두 판이 나오는데 세 판이 나온다. 메밀소바 덕후라 다시 폭식을 해버렸다.
윤기와 자태(?)가 매우 아름답다. 나는 매우 맛있게 먹었는데, 가족들은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 소스가 한국하고 조금 달라서 그랬던 것 같기도. 독특한 점은 메뉴 판에 적힌 내용이었는데, 국수를 소스에 담가 먹고 나서 면수를 소스에 부어 마시라는 것이었다. 쯔유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시도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소바를 먹고는 다시 유노츠보 거리로 향했다. 사실상 여행 마지막 날이었으니 마무리 쇼핑 할 시간이 필요했다. 여행지마다 지역색이 나타나는 기념품들을 수집하고는 하는데, 아직 만족스러운 것을 건지지 못해 동생과 나는 발을 동동 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