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18 남부베트남

남부 베트남 기행 - 달랏 (4)

빈, 2018. 7. 20. 23:39

달랏 (4) - pho hieu, 달랏 시장, 달랏 기차역, 린푸억 사원.





시간대가 맞지 않아 탑승객이 없으면 운행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내게 남은 시간을 계산했다. 투어가 끝나고 신투어에 돌아온 것이 열두시 즈음이었으니, 근처에 가서 점심을 해결할 시간 정도는 있었다. 전날 밤에 구글 리뷰를 보며 찾았던 쌀국수 로컬 식당으로 향했다.


Pho Hieu는 달랏 시장에서 언덕을 올라가면 골목 사이에 있었는데, 오후 한 시에 일찍 문을 닫는다고 하여 서둘렀다.


구글 맵을 보고 걸으니 금방 도착했다. 여행의 역사는 구글 지도 전 후로 다르게 쓰여질 것이다.







작은 로컬 식당. 포 히에우. 나는 야외 자리에 앉아서 주문했다. 메뉴가 하나 뿐이어서, 기본으로는 4만동짜리 중간 사이즈가 나온다.







옆 테이블에 계시던 한국분이 "맛집 잘 찾아오셨네요!"하면서 말을 걸어 주셔서 뭔가 반가웠다. 딱 기대했던 정도의, 맛있는 로컬 식당의 쌀국수 맛이었다. 한끼로 적당한. 구글 리뷰를 보면 위생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말들이 적혀있는데, 베트남 로컬 식당인 이상 감수해야 될 것들이 아닌가 싶다.






시간이 조금 남을 것 같아 달랏 시장을 잠시 돌았는데, 낮에는 또 다른 풍광이 펼쳐졌다. 야외에는 과일이나 꽃을 판매하는 노점들이 많아졌고, 내부에서는 나름의 활기가 느껴졌다.








여행을 나서면 언제나 그 나라의 재래시장에 들르고는 하는데, 관광을 위해 말끔하게 꾸며진 장소와는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이 지역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어떤 것을 먹고 사고 팔고 있는가를 전부는 아니어도 약간 엿볼 수 있는 기회.



밤에 다시 와서 할 나름의 쇼핑(?)을 결심하고, 택시를 잡아 기차역으로 향했다. 달랏에서는 택시 사기가 거의 없다고 들어서, 택시 회사를 가리지 않았는데, 마침 마일린 기사님이 계셨다.






달랏은 여러 이름이 있다. '영원한 봄의 도시', 꽃의 도시이기도 하지만 커피의 도시이기도 하다. 택시 기사님은 일종의 방향제로 커피 원두를 선택하신 듯 했다.




달랏 역에 도착하고, (다소 이해할 수 없는) 입장료를 내고 역으로 들어왔다. 나는 기차도 탈 건데 면제 해줬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적은 액수에 금방 잊었다.






날이 꽤 흐리고 비도 조금씩 왔다. 기차역을 배경으로 찍는 사진이 인생샷(?) 필수코스(?)라 하던데, 날이 흐려 일찌감치 단념했다. 노란 색 건물과 새파란 하늘의 대비가 좋은 사진을 만들어줄 것 같았지만, 하늘이 돕지 않았다.








기차 역사 내부는 다소 조악한 느낌을 자아내기도 한다. 수석(?) 같은 것들이 전시되어 있기도 하고, 몇 개의 벤치만 놓여져 있다.



다행히 두시 기차는 운행하는 듯 보였고, 나는 현지 물가에 비하면 다소 비싼 티켓팅을 완료했다. 일반적으로 운행하는 열차가 아닌, 관광열차인듯 했다. 많은 사람들이 기차역에 있었는데, 대부분은 기차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었다. 요즘 말로는 '인생샷건지기'를 하는 베트남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열차를 타려는 사람들은 그에 비해서는 한 줌 정도였다.






운행하지 않는 기차들이 사진 촬영을 위한 기물들로서 여기저기 놓여 있다.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는 사람들.







카메라가 널리 사용되는 삶의 모습은 어디나 비슷비슷한 것 같다.






출발 시간이 가까워오자 내가 타게 될 열차가 들어왔다.







기차의 내부는 옆으로 앉는 좌석과 정면/후면으로 앉는 좌석으로 나뉜다. 옆으로 앉는 복도식 좌석이 더 저렴한데, 나는 돈을 조금 더 내고 정면 자리를 택했다. 자리가 지정석이긴 하지만 빈 자리가 있으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것 같았다.







10-20분 정도 후 작은 역에 도착했고, 30분 정도의 시간을 준다는 안내를 듣게 되었다. 모두 우루루 나가서 어디론가 향하는데, 아마 린푸억이지 않을까 하고 따라 나섰다.







린푸억 사원. 도기 조각 등의 모자이크로 사원을 꾸민 것으로 유명한 사원이다. 사실 열차는 열차 자체가 좋았다기보다는 이 사원에 가기 위한 수단으로서 좋은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붐빈다는 사실이 사원의 유명세를 짐작케 했다. 크레이지 하우스와 비슷하지만 조금 더 경건하면서 세련된 느낌. 달랏은 바르셀로나의 꿈을 꾸는 것일까? 하고 생각했다.








다행스럽게, 날이 조금씩 개기 시작했다. 푸른 하늘이 구름 사이로 조금씩 자신을 드러냈다.










맑은 하늘과 제법 잘 어울리는 건물들.







저 멀리 베트남 고유 종교인 까오다이교 사원도 슬쩍 보였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다시 기차역으로 향했다. 달랏 기차역으로 돌아가는 왕복 기차표를 구매했기 때문이다.








바람을 받으며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면서 다시 달랏 시내로 향했다.






기차를 이겨보고자 경쟁하는 아이와






기차를 신경 쓰지도 않는 소들.







돌아오니 날이 개어서, 기차역이 자신을 뽐내기 시작했다. 

나는 기쁘게, 셔터를 눌렀다.



그리고, 달랏을 대표한다는 꽃의 정원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