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생각들
근황
빈,
2023. 4. 23. 23:23
1. 경기도 군포로 이사를 왔다. 지방에서 초중고를 나왔지만 어느덧 익숙해진 서울살이가 그동안 내게 심어준 특권을 이제야 자각하는 중이다. 군포에 온 것은 다름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부모님 자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20년 전에 분양을 받으셨지만 우리는 귀농을 했고, 그 이후에는 서울에서 전세나 월세를 살았다. 한 번도 살아 본 적이 없는 집에 이제야 들어오게 되었다. 어머니는 우리 가족이 여기서 언젠가 함께 사는 것을 꿈꾸셨는데,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 이사 첫날 거실 한 가운데에 어머니 사진을 두었다.
2. 논문 심사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이사와 초고 제출이 겹쳐서 매우 힘들었다. 3일 연속으로 하루 2-3시간 이상의 수면을 취하지 못했다. 이상하게도 몸이 버텼는데, 제출과 짐정리가 끝나고 며칠 누워만 있게 되었다. 5월 중순부터 본심1차가 시작되는데, 스스로의 부족함이 많이 느껴져서 잘 통과할 수 있을지 조금 자신이 없다. 13년에 석사를 들어왔으니 10년간 연구자로서의 삶을 살아온 것인데, 나의 내공은 다 어디로 간 것인지...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노력과 운이 잘 따라서 여름에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